"나의 부하들이여. 때가 되었도다."
정예부대들은 하나같이 예를 갖추며 대답한다.
"존상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마신은 꼭대기에서 정예부대를 흩어보았다.
그들의 결의[決意]를 찬 얼굴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본좌와 그대들은 한때 천신이었던 자가 악신이 되어버린 자를 섬멸하는 것이다."
"존명!"
'나의 역할이자 운명은... 여기서 끝내겠다.'
붉은 달이 떠올랐고, 마신과 정예부대들은 하늘을 떠올랐다.
악신은 주이왕의 육신을 숙주로 삼았는지 주이왕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소영. 그 모습은 여전히 훨씬 보기 좋군."
"하. 네 놈의 말은 여전히 역겹기 짝이 없군."
마신은 푸른빛이 띄는 검을 휘두르자 악신의 옷깃이 지워졌다.
"너...!"
"벌써 발끈하는 건가? 우습군."
푸른검을 들고 악신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이예 정예부대는 삼계 출입할 수 있는 길들을 차단했다.
그때 악신은 마신과 격돌하면서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대체... 이 짧은 시간에 강해질 수 있는 거냐.'
묘한 힘을 느끼자 악신은 마신을 밀쳐 거리를 두었다.
악신은 지친 느낌이 들었고, 마신은 지치지 않았다.
-!
마신을 거리 두었는데 불구하고 마기가 마신에게 흡수되고 있었다.
'마기가 잘 받는 체질.... 하지만 그 정도의 힘으로 나를 상대하기 어려울 터...'
"마기를 계속해서 본좌에게 제공한 이유를 알고 싶나?"
-?!
"그리 어려운 건 아닐 텐데. 단순히 마기만 흡수해서 강해진다 한들 어렵지.
그럼 하나가 더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할거 아닌가."
마신은 사골을 꺼내 붉은 달을 열었다.
"간단해. 그대에게 원한을 품은 원혼이 지금 본좌에게 힘을 주는 거니까.
그리고 붉은 달을 열었으니.... 이제 결판을 내도록 하지."
"그 검은 뭐냐."
"멸혼검이다. 그리고 자혼검과 합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가?"
-?!
"그대가 생각한 게 그것이 맞다."
"설마... 자멸검[慈滅劍]?!"
"본디... 자혼검과 멸혼검을 합치면 자멸검이 되지. 이것이 그대에게 안겨줄 결말이 아닌가."
악신은 경악했고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너....! 자멸검을 사용하는 순간, 나와 함께 소멸하겠다는 거냐!"
"... 본좌는 그리 선택했다. 삼계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맹세는 없애진 않았으니까."
'빌어먹을 영의....! 태초의 마신의 운명을 기어이 자신의 소멸할 대가를 치러 바꾼 이유가 이거였군!'
마신은 흔들리지 않고 악신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한때 천신이었던 자여. 이제 그대의 집착은 끝낼 시간이 다가왔으니 결판을 내자."
자멸검을 치켜들어 악신에게 돌진했고, 악신또한 검을 들어 저항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검이 충돌되었고, 그 여파로 두 개의 힘이 충돌하여 세상이 곳곳에 퍼져나갔다.
소천은 붉은 달과 함께 힘의 충돌로 인한 파편들을 보면서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명월....'
사의는 소천의 뒤에서 조용히 나타나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존상."
"내게 존상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나는 마신이 아니니까."
"알고 있습니다."
-...!
"존상께선 기억을 못 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존상께서 어둠의 신으로부터 모셨던 소신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소천은 싸늘한 표정과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처음부터 날 섬겼던 네가 감히.... 나의 달을 건드린 것이냐?"
"소신.... 달의 신을 존상께 좋은 짝을 맺은 것이 원치 않았습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달의 신이 아니었으니까요."
어둠의 힘으로 사의를 찍어 눌렀다.
"큭! 존.... 존상...!"
"나도 알고 있었다. 근데 네가 무엇인데 감히 날 막아?"
"존.... 상...!"
"우습구나. 지금 네 말을 들어본다면.... 감히 나를 연모로 마음을 품은 것이로군 그러니 멋대로 내 명을 거역한 거고..."
소천은 우스웠다. 사의를 더욱 깊이 고통스럽고 절망을 심어주면서 죽였다.
-....
소천은 인간계에서 명월이가 나서 소천을 보호하고 사의를 상대했다.
그 모든 일들이 명월은 소천에게 신경 쓰고 헌신하며 사랑했다.
경국의 백성이자, 자신이 사랑한 연인이자, 신하였다.
소천은 슬픈 표정과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난 명월을 쉽게 포기하지 못했지만... 결국 언젠가 놓았어야 했어.
그래도.... 넌 내게 약조한 이상... 기억하겠다. 너도... 기억해 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