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랑은 꿈을 꾸었다.
창백한 피부와 여린 몸을 가진 여인이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두 가지의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이다.
한 명은 붉고 위협적인 모습과 한 명은 순수하고 마음이 여린 모습을 비추었다.
기예랑은 주위를 둘러보아도 한 여인이 두 가지의 모습으로 보이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위협적인 여인은 누군가를 비추었고, 기예랑에게 말했다.
"너는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이 자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기예랑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대화조차 어려웠다.
'저 남자는... 누구지?'
순수한 여인은 기예랑의 생각이 들렸는지 대답했다.
"저자는 너와 함께할 사람이야. 먼 옛날부터 약조한 사이지. 신의 약조는 맹세와 같은 거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거지."
기예랑은 기억을 못 했다.
'같은 얼굴에 다른 모습...'
"나는 태초의 마신이었던 자."
"나는 무능한 달의 신이었던 자."
이에 두 사람은 동시에 말했다.
"우리는 결국 너와 같은 사람이니."
기예랑은 놀라 꿈에서 깨어났다.
'방금... 그 꿈 내용은 뭐지? 같은 얼굴에 다른 모습을 한 두 사람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어.'
-....
'마신이었던 자. 달의 신이었던 자. 그 두 사람의 말이 결국엔 나에게 말했지. 그 모습이... 나라고...'
기예랑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한숨이 내뱉었다.
'... 머리가 아프네.'
그녀는 조심스럽게 침대에 내려와 물 한잔을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그녀는 창가를 내다보았다.
새벽이라 그런지 집에 불이 꺼져있었고, 유독 하늘에선 밝은 달과 별들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
'밝은 달....'
그녀는 달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문득 무의식에서 떠올렸다.
'한 가지만... 기억해 줄 수 있는가? 과거, 지금, 미래.... 나만의 달이 되어달라는 말을 기억해 줄 수 있는가?'
기예랑은 혼란스러웠다.
'다른 건 바라지도 않는다. 이 전쟁이 끝난다 해도.... 소멸해서 부작용으로 인해 기억 못 할 수도 있으니...
그저 나만의 달이 말만 기억해 주겠다고 약조해 주겠나?'
-....
'나만의 달....'
조심스럽게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보았다.
'밝은 달....'
자신은 밝은 달이 머릿속이 맴돌았고, 문득 무의식에서 떠오른 말이 왠지 연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신을 가졌다.
기예랑은 조용히 여관에 빠져나갔고, 늦은 밤에 거리에 걸어가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기예랑은 자신이 걸어가고 싶은 방향대로 걸어갔다.
그리고 나무 한 그루가 발견되었고,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이 나무를 한참이나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만졌다.
'이 나무... 천년을 족히 넘었구나. 그런데... 왠지 모르게.... 슬픈 기분이 드는 이유가 뭘까.'
기예랑은 주인도 모르는 나무를 바라보면서 올라탔고, 그 자리에 뉘었다.
'이상해... 이 나무... 익숙한 기분이 들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겼고,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