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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 화

붉은 달[赤月]

by z엘룬z 2025. 6. 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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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랑은 꿈에서 깨어났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자 눈물 자국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숨이 가냘프게 쉬면서 고통스러운 감정이 몰아치자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나중에야 진정하고 얼굴을 세수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여관에 나와 목우를 발견해 아침을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목우는 기예랑에게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수련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자, 기예랑은 고개를 끄덕했다.
그는 대나무 숲이 우거진 장소에 데려가 호신술을 가르쳤다.
기예랑은 목우가 하는 대로 따라 했고, 놀랍게 그녀는 모든 걸 완벽히 따라 했다.
 
목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기예랑에게 말했다.
 
"너는 천성이 몸이 약하지만, 법력은 강하기에 호신술을 배웠어도 금방 배우는구나."
 
기예랑은 아무 말도 안 하고 목검을 조심스럽게 메만졌다.
 
"너는 누구보다 강한 아이다. 그동안 네게 검을 쥐지 않는 이유는 피를 묻히는 걸 원치 않는 이유다."
 
-....
 
기예랑은 목우의 말을 듣고 생각이 잠겼다.
 
'내 손에 피를 묻히는 걸 원치 않는다....'
 
그리고 꿈속에 만난 소천이 떠올리며 잠시 당황했다.
 
'왜 그 남자가 떠올리는 거지?'
"예랑? 왜 그러지?"
 
기예랑은 목우를 쳐다보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진짜 오라버니는 아니야. 목우 오라버니는 날 사랑으로 바라보면서 가르쳐주시지만...
나는 오라버니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주지 못하고 있어. 왜지?'
 
기예랑은 목소리를 내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기예랑은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걸 답답하고 좌절했다.
목우는 기예랑의 행동을 보자, 그는 그녀를 가까이 다가갔다.
 
"목소리 내고 싶은 거냐?"
 
그녀는 고개를 끄덕했다.
 
"원래... 넌 목소리 낼 수 있어. 하지만 큰 부상으로 인해 목소리가 나올 힘이 없는 거지.
지금의 너는 아마... 목소리 낼 수 있을 거야."
 
기예랑은 목에 손을 대면서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저 바람이 새어 나오는 소리가 나올 뿐 자신의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
 
기예랑은 실망했고, 목우는 격려해 주었다.
 
"서두를 필요는 없어. 그래...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해줄 수 있니?"
 
그녀는 목우를 바라보면서 손글씨로 적었다.
 
"꿈속에 어떤 남자를 만났고,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고?"
 
기예랑은 고개를 끄덕했다.
 
'그 남자가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이상하게 그 사람이 떠오를 때마다 슬퍼져요. 왜 그러죠?'
 
목우는 그 말을 듣고 그 남자가 소천이란 걸 깨달았다.
그는 괴로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그건 네가 잘못된 게 아니야. 너는 스스로 깨닫지 못한 거뿐이야."
'깨달아?'
 
목우는 천천히 그녀에게 설명했다.
 
"넌 그 남자를 사랑했고, 헌신했다. 하지만 서로를 생각한 탓에 마음이 엇갈렸지."
 
-....
 
기예랑은 그 말을 듣고 스쳐진 기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남자가 자신을 불렀다.
 
"명월."
 
-!
 
기예랑은 감정이 차올랐는지 숨을 가파르 졌고, 눈물을 끊임없이 흘렀다.
 
".... 난."
"! 예랑아 너 목소리가?!"
 
기예랑은 당황해 목에 떨린 손으로 갔다 데었다.
 
"목소리가... 나와...?"
 
목우는 다행이다고 말했지만, 기예랑은 영문을 몰랐다.
 
"... 아무래도, 넌 상처를 많이 받아온 탓에 타인과 대화하는 걸 꺼려왔던 거 같구나."
"제가.... 요?"
"내 추측일 뿐이다. 그래도 목소리가 나와서 다행이구나."
 
목우는 기예랑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자첵 하거나 울지 마렴."

기예랑은 목우를 한참이나 바라보면서 뒤늦게 물어보았다.

"명월...."
 
-!

"그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침묵 끝에 목우는 뒤를 돌아서 그녀에게 말했다.

"명월이란 이름을 가진 여인이 있었다. 우리 소요종에 막내이자 사매.... 그녀의 이름도 명월이었어."

기예랑은 조금 놀란 표정이 지었지만, 왠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더 알고 싶어요."

 

목우는 명월이 바로 기예랑인걸 알고 있지만, 그녀의 운명을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기예랑에게 설명했다.

 

"소요종에서 유일한 여인이자 제자였다. 소천이란 자는 경국의 왕자시절부터 사매를 만났지.

사매는 왕자를 신경 쓰였고, 왕자이기에 그를 사람처럼 대하기 시작했지. 예의가 없다고 여길 정도로 막무가내였어."

"왕족인데...?"

 

목우는 못 말리는 미소로 지었다.

 

"그래. 그 정도면 최소 사형감이었지. 하지만 소천은 사매의 말을 기울였고, 많이 괜찮아졌지.

냉궁에 갇혀 왕자를 취급받지 않았으니까. 그는 차갑고 그들을 믿지 않았지. 사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어."

 

-....

 

- 자존심이 밥을 먹여줍니까, 아니면 돈을 줍니까? 쓸데없는 질문을 하시다니 아직 멀었군요.

이게 백성들의 삶이자 그 자체예요. '냉궁에 갇혀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

 

-?!

 

'그러니까... 예의 없게 왕자를 가르쳤다는 이야기인가? 방금 무슨 말이 떠올렸는데...'

 

기예랑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근데... 방금 떠올렸던 그 말이... 내가 한 건가?'

 

그건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자각하게 되자 안색이 더욱 나빠졌다.

 

"예랑? 왜 그러지?"

".... 그.... 왕자에게 어떤 말을 했나요? 명월이란 사람이...?"

"그자가 내게 말해주길... 자존심이 밥을 먹여주냐, 돈을 주냐라고 그리 말했던 거 같은데. 갑자기 왜 그런 거지?"

'맙소사... 머릿속에서 울린 말이 사실이었어.....?!'

 

기예랑은 더욱 안색이 나빠졌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왕자라는 분은... 왕이 되었습니까?"

"그가 지금의 황제다."

 

-!

 

"혹시... 그분은 기분 나빠하실 거 같았는데요?"

 

목우는 기예랑이 마치 실례를 범한 것처럼 두려워하는걸 눈치채자 설명했다.

 

"옛날 일이다. 그리고 오히려 가훈을 삼았는지 어진 황제가 되었으니까.

백성을 굽어 살피는 게 그의 책무이지. 뭐, 사매가 일깨운 덕분에 30년 동안 통치해도 문제없으니 말 다했지."

"그.... 렇군요."

 

-....

 

'다행 일려나.... 하지만... 왠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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