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달...?'
명월은 무의식에서 떠오른 기억이 혼란스러웠다.
화륜은 명월을 이상하게 느껴져서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 아무것도 아니야."
명월은 잠시 밖으로 나가 바람을 맞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나만의 달이라.... 그것만 기억해 달라고.... 그리고 기억 속의 목소리. 아이의 아버지의 목소리였어.'
-...
명월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기 노력했다.
'기예랑은 진짜이름을 대신하는 거짓이름... 내 진짜 이름은...'
"생각이 꽤 깊은 탓에 내가 옆으로 다가왔어도 눈치채지 못하는군."
명월은 소천을 힐끔 쳐다보고 물었다.
"아이는...?"
"잠들었어."
명월은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에게 물었다.
"일기장을 읽어보고 문득 생각이 났는데... 비밀은 일기장에 적나요?"
".... 아니."
소천은 솔직하게 대답하자 명월의 표정은 알 수가 없었다.
'그럼 이 기억은...'
"왜 그러지?"
-....
명월은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부인은... 마신이었나요?"
-!
"소요종에서 의탁하고 있을 때 어렴풋이 들은 게 있어서 묻는 거니까 오해하지 마시죠."
"아이의 엄마는 마기의 잘 받는 체질이었으니까. 언제든 마신이 되어도 이상할 거 없었어."
"그럼 아이의 엄마는 어떻게 버티고 살아온 거죠?"
"그녀는 소요종의 제자였으니까. 분명 방법이 있었으니까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지."
명월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있었다.
'그럼... 이 저주는 소요종에서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건가?
하지만 처음 날 발견했을 때 왜 저주를 약하게 하거나 풀어주지 않은 거지?'
소천은 명월의 얼굴을 살펴보면서 말했다.
"뭔가 궁금한 얼굴이 가득하군."
"저주를 약화시키기 위해 여행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당신과 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목적이 망각했네요."
"저주.... 누구를 찾기에 여행하는 거지?"
"요족의 수장을 찾고 있어요."
-!
"요족의 수장을 왜 찾는 거지?"
"저에게 걸린 저주... 소요종에서 해결하지 못했으니까요. 어쩌면 수장이 방법을 알지도 모르죠."
-....
소천은 침묵을 했지만, 조금 떨리는 듯한 목소리가 나왔다.
"대체... 무슨 저주이길래."
"수명이 단축되는 겁니다. 힘을 사용할수록 약해지는 건 당연하고 수명이 갉아먹는 저주예요."
소천은 그 말을 듣고 경악했다.
"전에 보셨을 텐데요. 저는 힘이 약해지면 머리색이 달라집니다. 더하면 눈색도 달라지죠."
"그런...!"
"그래서 수장을 하루빨리 만나야 하는 이유예요."
명월은 자리에 떠나려고 준비하자, 그의 한마디가 나왔다.
"가지 마."
-?!
"무슨..."
"갈 필요가 없어. 내가 부르면 되는 거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요족의 수장은 어릴 때 나의 신하였다. 지금은 내가 경국의 왕이 되었고, 그녀는 수장이 되기 위해 떠났었지.
서신을 주고받는 사이이니 문제없을 거다."
소천은 바로 서신을 적어 비둘기를 날려 보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소식이 올 것이다."
명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날아간 비둘기를 바라보았다.
한편 은영은 서신을 확인했고, 소천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소천은 은영을 발견하자 잔잔한 미소로 맞이했고, 명월은 은영의 얼굴을 보고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은영은 소천 옆에 명월을 발견하자 깜짝 놀란다.
'... 아가씨?!'
명월은 그녀를 가까이 다가갔고, 그녀에게 물었다.
"그대가 요족의 수장인가?"
질문을 받은 은영은 당황했지만 대답했다.
"예... 제가 수장이긴 합니다만... 저에게 무슨 볼일이 있으신지요."
소천은 은영에게 다가가서 설명했다.
"서신 쓰인 그대로다. 그녀의 저주를 풀 수 있는지 확인해 줘."
은영은 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기에 명월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명월의 상태를 확인하자 그녀의 표정은 더욱 심각하게 보였다.
"단명이란 저주가 맞군요. 이건 신이란 존재가 저주를 건 거고요."
"!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건가요?"
-...
"딱 한 가지 방법은 있어요. 이건 요족들이 전해져내려 온 비기가 있거든요."
"... 그게 뭔가요?"
은영은 품에서 꺼낸 작은 병을 건네주었다.
"아주 먼 옛날... 달의 신이 동물을 사랑했고, 축복으로 요괴로 만들어줬습니다.
이 축복으로 인해 요괴들은 달빛의 힘을 받아 축적하게 되고, 치료나 저주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구하게 됩니다.
이 병이 바로 저주를 풀수 있는 가능성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어요."
-...
명월은 그녀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이 회복되었고, 저주 많이 풀리자 호흡 또한 가벼워졌다.
명월의 모습은 산 사람처럼 평온한 얼굴로 변했다.
은영은 다시 명월의 상태를 확인했고, 저주가 희미하게 느껴지지만 일상에선 무리가 오지 않는다고 전달했다.
"다만... 이 저주는 힘을 사용할 때 다시 올 거예요. 일상에서 힘을 쓰지 않는다면 이 저주는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거고요."
"... 고마워요."
은영은 명월에게 인사하고 소천에게 인사하며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은영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난 뒤로 명월은 소천을 바라본다.
"나만의 달..."
그 한마디는 작은 속삭임이나 다름이 없었지만, 소천은 그 말을 듣게 되었다.
"지금 뭐라고 했지?"
명월은 표정 변화도 없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냥... 떠오른 말일뿐이죠.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그런 말을 남기고 조용히 자리에 떠나려 하자 소천은 그녀에게 물었다.
"나만의 달. 그건 내가 부탁한 말이었지. 누구에게 전달하지 않은 그 말 한마디가... 오직 단 한 사람에게 말했던 말."
명월은 조용히 그를 보았고, 감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 이건 부인에게 전달한 말이군요. 왜 제가 무의식적으로 그 말이 떠올렸는지 모르지만..."
-...
"나는 당신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소천은 그녀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왜지?"
"저는 지금 당신의 부인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부인을 잊지 못한 바보 같은 사람이니까요.
그러니 제가 당신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해야 맞는지 모르겠고요."
-....
그는 슬프고 쓰라린 감정이 얼굴에 나타났지만, 명월에게 붙잡지 않았다.
"... 이런 말 해도 당신은 이상하게 절 붙잡지 않네요. 부인께서... 자유를 원했나요?"
그는 눈을 질끈 감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 나는 그녀를 잃을까 봐 집착이 심했었지. 신분도 분명히 두각 했고 말이야.
우린 서로 사랑했으나, 결코 이룰 수 없는 사랑이기도 했지.
... 마지막 순간까지 원했던 자유를 나는 간신히 그 부탁을 들어줬어."
"... 그런가요."
명월은 안쓰런 마음이 들면서도 소천을 응시하면서 말한다.
"왜 저는 당신의 부인과 같은 마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이 말만 할게요."
그는 고개를 들어 명월을 쳐다보았다.
"당신은 늘 후회하면서 살아가는 것보다, 자유롭게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명월은 그 한마디 남기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