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조그만 힘을 사용할수록 그녀의 저주가 온 탓에 그녀의 입가에 피가 새어 나왔다.
그녀는 미동조차 안 하고 그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생각에 잠겼다.
-....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보였지만, 그녀 또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사람이다.
'달의 신이었을 때.... 유배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또다시 무력하게 있을 순 없어.'
명월은 밖으로 나가면서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나는 내 손으로 자유를 되찾을 거야. 다시 한번 소중한 사람들 곁으로 돌아가겠어.'
그녀의 다짐은 하늘에 떠있는 달에게 새겼다.
한편 화륜은 역린을 살펴보더니 뭔가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여전히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늦은 새벽에 소천에게 찾아갔고, 잠든 소천을 조심스럽게 깨웠다.
"아버지."
소천은 미간이 찌푸렸고, 화륜을 발견하자 그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화륜을 바라보았다.
"왜 안 자고... 여기 있는 거니."
화륜은 역린을 소천에게 건네자, 그는 의아했다.
"이걸 왜..."
"아버지 한번 살펴봐주세요. 이게 뭔가 다른 게 들어간 거 같은데 전혀 모르겠어요."
소천은 그 말을 듣고 잠에서 깨어났고, 역린을 살펴보았다.
'역린 안에 아수라의 힘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다른 게 들어있어. 이건... 불?'
"언제부터 알아차린 거냐?"
"저... 그게 아버지가 오시기 전에 누군가가 왔었어요."
-!
"자객은 아닌 거 같아요. 그냥 역린을 무언가 했다는 것밖에 몰라요."
"이 역린에서 불의 힘이 느껴지는구나."
-?!
"하지만 어머니는 달의 신이잖아요? 어떻게 불의 힘을..."
"... 마신이라면."
화륜은 그 말을 듣고 경직했다.
"에?"
"너는 짐작하고 있겠지만, 네 어머니는 태초의 마신이었다. 마신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삼계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지.
마신은 불을 사용하는 건 이상하진 않아. 물론 마신이 아니어도 마룡제군의 딸이니 불을 사용하는 것도 되지."
-...
"그럼... 어머니는 달의 신일 때... 불의 힘을 사용하신 적이 있나요?"
소천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봤어도, 그녀가 불의 힘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아니 없었어. 오히려 맨 몸으로 전장으로 나가 싸운 적이 있는 거밖에..."
"신마 전쟁을 말씀하신 거죠? 갑주조차 입지 않고 맨몸으로 싸우러 가셨다고요?"
"자신에게 유일한 혈육인 아수라를 구하기 위해 갑주를 입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전장으로 뛰어들어 간 거지."
화륜은 어두운 표정과 경악스러운 표정이 나타났다.
'어머니는 무능한 신이 아니었어?!'
"... 어머니는 무능한 신이라고 아버지가 설명하셨잖아요. 근데... 어떻게...?"
소천은 화륜의 반응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너는 아직 어려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 어머니는 천신에게 벌을 받아 인간계에 간섭도 지켜주지도 못하게 된 거지.
한마디로 인간을 수호해야 할 권리가 빼앗긴 거지. 그래서 무능한 신이라 불린 거란다."
화륜은 점점 표정이 굳어가 버렸다.
소천은 화륜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이건 너의 엄마의 관한 이야기지 너의 이야기가 아니란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하지."
-...
"... 쉬렴."
소천은 그리 말하고 방에서 나갔다.
화륜은 생각이 많아지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머니가... 마신이었다고. 짐작했지만... 너무 슬퍼.'
어린 화륜의 마음은 울적했다.
그때 역린이 빛나자 화륜은 역린을 꺼내서 보았다.
'불꽃... 어째서일까?'
화륜은 눈을 감고 집중하자, 의식 속에서 화륜 눈앞에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 당신은 누구세요?"
'... 왜 내 앞에 어린아이가 있는 거지? 어째서 마신도 아닌 어린아이에게...'
"너야말로 누구지? 내 마지막 기억엔 네가 아니었다. 마신이라 불렸던 자에게 있었건만..."
-!
'마신이라면... 어머니를 가리킨 말일까?'
"제 이름은 화륜이에요. 당신은 누구세요? 당신에겐 불의 힘이 느껴져요."
"너는 '신'인가?"
화륜은 신이란 말에 대답했다.
"네. 저는 '신'입니다.
.... 육신이 존재하지 않은 신이지만요."
화신은 그 말을 듣고 화륜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 그렇군. 너는 마신의 아이로구나."
-!
"하지만 마신의 힘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구나. 각성하기 전에 너를 낳은 건가?"
"... 아무도 저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지만, 저는 알고 있어요. 그 진실을."
-...
"어머니는 저를 품으셨지만, 악신이 어머니를 흔들고 약점을 쥘 수도 있기에 독단적으로 저를 죽이셨어요."
화신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지만, 화륜은 침울하고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
"아버지와 저를 소중한 존재라 여기셨어요. 더욱 그래서 강제적으로 끊어냈고요."
'마신은 스스로의 약점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아이까지 해치다니...'
"하지만 저는 어머니를 이해해요. 그리고 저는 어머니를 미워하지 않아요."
화신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아이에게 말한다.
"아이야. 너는 여전히 어린아이란다. 네 부모도 그렇게 말할 거란다."
그리고 한참이나 화신이 생각했다.
'혹... 나의 원신이 아이에게 넘긴 건가? 무엇 때문에...?'
"아이야. 혹시 네 품에 무언가가 있느냐?"
"역린인데요...?"
화신은 역린을 보여달라고 하자 화륜은 역린을 보여주었다.
-!
'저 역린은 마신의 것이 아닌가?! 설마 역린에다가 나를 봉인한 건가?'
"이 역린은 처음엔 다른 게 들어있었어요. 근데 최근에 바뀌었고 당신이 들어있었어요."
화신은 그제야 이해했다.
'그렇군. 결국엔 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나의 원신과 다른 무언가를 바꾼 거로군.'
-...
'변수라...'
화륜은 아직 정체를 알지 못했다.
"대답을 안 해줬어요. 당신이 누군지를..."
"나는 화신[火神]이다. 이름을 부르는 자가 없기에 이름을 부를 필요가 없지."
"화신?"
'그래서 불꽃이 보였구나!'
화신은 화륜을 한참이나 바라보면서 말한다.
"나의 힘이 너에게 계승[繼承]해 주마."
-?!
"네?!"
"너에겐 신의 힘이 느껴지나 뚜렷하지 않구나. 생명의 힘이 느껴지면서 한편으론 다른 게 느껴져."
"... 아버지가 어둠의 신이니까요. 어머니는 달의 신이자, 마신이고요."
-...
"그래서 뚜렷하지 않은 거 아닐까요?"
"네 아버지가 어둠의 신이라고?"
"네."
화륜은 뚜렷한 대답을 하자 화신은 당황스러워했다.
'설마... 어둠의 신이 내가 알고 있는 그 마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