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신은 빙의한 몸을 바라보면서 알 수 없는 허탈함이 느껴졌다.
그는 자신이 우스웠는지 웃음이 새어나왔다.
"우습구나. 하필이면.... 봉황의 몸으로 다시 세상에 나타나게 될 줄이야."
"천신...!"
소천은 이를 갈아 매섭게 노려보았고, 시혈은 화륜을 감싸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소천은 어둠의 힘으로 그를 매섭게 공격을 했지만, 이미 봉황의 몸에 익숙해진 악신은 가볍게 피해버렸다.
하지만 그는 마치 예상하듯이 악신을 대치하고 있었다.
한편 시혈은 화륜을 안전한 장소를 옮겨서 숨겨두었다.
"화륜. 잘 들어라. 너의 존재는 악신에게 들켜선 안되는 걸 알아두거라."
"왜....."
"너는 네 아비와 네 어미의 유일한 약점이다. 네가 잘못되거나 인질 된 순간... 모든 게 끝장이다."
"그럼... 시혈님은요?"
그가 잠시 멈칫거리더니 화륜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대답한다.
"아가야. 봉황은 내 친구다. 친구를 구하러 가야 하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
내가 무사히 살아 돌아오면 그건 기적이지만.... 만일 내가 떠난다면.... 울지 말거라."
화륜은 그 말을 듣고 울먹이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끝까지 붙잡지 못했다.
"화륜. 너만 무사하다면 삼계 또한 무사할 거다."
"그게... 무슨...?"
"넌 똑똑한 아이니... 무슨 뜻인지 알 거다. 네 부모님들은 하나같이 번잡을 수 없는 위대하고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
시혈은 그렇게 떠나 소천에게 합류하여 악신을 대치했다.
한편 오은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왜 울고 있지?"
-?!
오은은 깜짝 놀라 쳐다보더니 명월이 있었다.
"주인!"
반갑고도 그리움에 복받친 감정이 솟구쳐 그녀를 안겼다.
"오은... 무슨 일이 있었니?"
"소영님.... 흐윽...."
울음이 터진 오은은 목놓아 울자, 명월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등을 두드리며 진정시켜주었다.
"소영님.... 봉황님을 제발.... 막아주세요."
명월은 그 말을 듣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껴졌다.
그리고 익숙하면서도 증오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봉황의 기운이.... 설마....!'
"오은."
냉정함을 유지하고 차갑게 부르자 오은은 흠칫했다.
"네... 네!"
"내가 너에게 넘긴 명패. 가지고 있느냐?"
-!
오은은 망설임 없이 명패를 꺼내 들었고, 그제야 무언가 깨달았다.
"설마... 악신이...."
그래.... 악신이 다시 나타난 거야."
오은은 재빠르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이 성치 않아 비틀거렸다.
"너 무슨 일을 겪었길래...."
-?!
"너 설마..."
오은은 어두운 표정과 동시에 불쾌한 표정이 드러났다.
"네. 봉황님의 아기를 가졌어요. 하지만 이건 제가 원했던 게 아니에요."
-....
"소영님이 마신이 되어 세상이 사라진 그날 이후... 안오님은 절 통제하다 못해 가두었지요.
저는 안오님에 대해 잘 알지 못해요. 그저 소영님과 함께 했을 때.... 그때 안오님이 저를 주시한 것밖에 몰라요."
명월은 오은의 말을 듣고 서로에 대한 오해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찰나의 시간에서 악신의 공격이 나타났다.
명월은 주인으로서 힘을 나눠주었고 명령을 내렸다.
"오은. 명령이야. 명패를 가지고 천의님께 보고해. 악신이 나타났고, 삼계가 위험하다고 알려.
그리고 너도 합류하며 명패를 사용해서 별의 군대를 불러."
"하지만 소영님. 별의 군대는 오직 소영님의 명령을 따르게 되어있어요."
"너에게 힘을 나눠줬기에 그들은 네 말을 따르게 되어있어. 내가 너에게 명령을 내린 이상. 그들은 바보가 아니야."
명월은 단호한 표정을 확신으로 보여주자 오은은 굳게 믿어 고개를 끄덕했다.
"서둘러. 분명 악신을 상대하는 신이 있을 거야. 내가 그들을 도와줘야 해."
그 말을 하고 바로 떠났다.
오은은 바로 천의를 만나 소식을 전했고, 싸울 채비를 마친다.
류랑은 천의를 바라보았다.
"천의님.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랄게요."
천의는 류랑을 부드럽게 안아주면서 말했다.
"반드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