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은 미양 공주를 데리고 소천의 처소를 데려갔다.
소천은 마당에 잠시 쉬고 있었고, 풍경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얼추 그림이 완성되자 내심 기뻤는지 미소를 지었는데, 그는 명월을 발견한다.
-?
"명월. 이 사람은 누구지?"
미양은 상냥하게 웃으면서 인사한다.
"소천 전하를 뵙습니다."
소천은 내키지 않은지 표정이 굳어버렸다.
"... 미양님 이십니다."
소천은 그 말을 듣고 미양을 쳐다본다.
"부유하다 못해 사치스러운 이가, 나를 보자는 이유가 뭐지?"
"어머 섭섭하군요. 저도 원치 않았어요. 하지만, 전하가 원하신다면 들어줄 수 있습니다."
소천은 황당했고, 웃음이 나와버렸다.
"기가 막히는군. 나는 궁으로 돌아가지 않아. 그리고 더 이상 전하라고 부를 필요도 없어."
"예, 알고 있습니다. 신분을 버리시고 이곳에 지내시는걸. 저도 알아본 겁니다."
-....
소천은 차가운 표정과 냉담한 말투로 미양에게 물었다.
"원하는 게 뭐지?"
미양은 무릎을 꿇고 말한다.
"지금 경국이 위태롭고, 백성들의 안전이 없습니다. 부디 이끌어주십시오."
"신분을 버린 자가 경국을 이끌어달라고? 어처구니가 없군."
소천은 단호하게 매몰찼다.
명월은 그런 소천을 바라본다.
-....
명월은 자신의 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바깥으로 나갔다.
그녀는 말 한 필을 빌려, 장소를 떠나려고 하자 미양이가 명월을 잡았다.
"잠시만."
"왜 그러시죠?"
"그대는 어디로 가시는 거죠? 만일 전하께서 그대를 찾고 있다면 내가 이야기해야 할 거 아닙니까."
-...
"소신은 종파에서 수련 받은 사람이기에, 수련을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해서 수련 장소로 가는 중입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그 장소 알려줄 수 있나요?"
"송구하오나. 그건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렇군요. 미안해요. 괜히 시간을 빼앗아서..."
"아닙니다. 그럼."
명월은 인사하고 바로 말을 몰아 이동했다.
-지끈
명월은 궁에서 벗어나면서 두통이 찾아오자 말을 세우고, 내려왔다.
'서신에 표시된 장소가 이 근처인데... 왜 갑자기 머리가 아픈 거지?'
명월은 인적이 없는 바위산에 도착했고,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 내부엔 온통 어두웠고, 소리조차 닿지 않았다.
'이곳에서 과거를 알아보라는 사부님의 계시인 걸까.'
다시한번 서신을 읽고 팔찌를 보았다.
서신의 내용은 이러했다.
'팔찌처럼 보이는 건, 달의 신 법기다. 그리고 시간의 신이 달의 신에게 선물한 법기가 그 팔찌가 들어있다.
팔찌를 착용하면, 환인[環刃]이 나타날 것이다. 두 개의 무기가 하나가 될때, 네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인도할 것이다.'
"몽리과련[夢裏科練]...."
명월은 팔찌를 착용하고, 환인을 소환했다. 그리고 두개의 무기가 하나가 되었고, 눈을 감아 명상하기 시작한다.
무기가 명월의 법력과 공명했고, 꿈속으로 들어갔다.
명월은 꿈속에서 눈을 떴고, 자신이 어느 일부가 되지 않은 채 모든 광경을 보게 되었다.
명월은 맨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달의 신[月神]이었다.
달의 신이 머무는 곳은 험준한 협곡이자, 구름이 많았고,
매화나무 몇 그루와 연못의 주위엔 탐스럽게 피어난 모란꽃이 있었다.
그녀는 홀로 한 장소에서 머물고 있었고, 벗어나지 않았다.
'나에 대해 잊혔고, 천신[天神]이 날 이곳에 봉인했다.'
-!
'달의 신의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그저 빈 껍데기나 다름없는 존재. 나는 정말로 신이 맞는 걸까.'
달의 신은 자신의 신세한탄하는 것처럼 무기력하고 나약해 보였다.
"여신님."
그때 시녀 한 명이 달의 신에게 다가갔다.
"바깥공기가 차갑습니다."
"됐다. 그게 무슨 대수라고 생각하겠느냐."
"신마 전쟁[神魔戰爭]은 멈추지 않고, 무엇보다 인간계에 피해를 입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아[指兒]. 그런 보고는 내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이미 그들은 삼계[三界]의 안중이 없는 자들이다.
더군다나,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신이지 않느냐. 그저 이렇게 지켜보기만 하는 게 고작이라니..."
달의 신은 분한 모습을 보고, 명월은 달의 신을 이해했다.
'아 그렇구나. 결국엔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신을 만든... 천신을 증오하는구나.
신으로 태어났지만, 결국엔 모든 권리가... 천신[天神]이 관한 거니까.'
명월은 이상하게 가슴이 아팠다.
'지금 이 장면들은 상고시대의 이야기인 거 같아. 사부님은 이곳에서 내가 누군지 자세히 알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상고시대와 나하고 무슨 연관이 있는 거지?'
명월은 달의 신을 계속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해... 계속 나는 달의 신에서 벗어나질 못했어. 왜지?'
어두운 밤이 찾아왔고, 달의 신은 창가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런 하늘에서도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지만... 내겐 의미가 없구나.'
그녀는 여전히 촛불에 비추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이었다.
달빛이 비치는 그녀의 모습은 더욱 창백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때 달의 신은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눈을 뜨게 되고, 바깥으로 나왔다.
검붉은 색이 뿜어낸 법력... 하늘에서 누군가가 서있었고, 달의 신은 그를 발견했다.
'이... 기운은?!'
달의 신은 하늘에 서있는 자를 보았다.
그녀는 천신에게 힘을 봉인된 상태인지,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결국엔 그녀는 마신[魔神]을 직접 대면하게 된다.
마신은 하늘에서 내려왔고, 달의 신을 보게 된다.
명월은 마신을 보고 깜짝 놀란다.
'저 얼굴은... 소천?!'
마신은 검붉은 기운을 내뿜으면서 달의 신을 접근했다.
그러나 달의 신은 마신을 막아야 할 사명과 같지만, 봉인한 시점에서 그를 막을 힘도 없었다.
"멈추세요."
달의 신은 단호하면서도 그에게 말했다.
그는 감정이 흔들리지 않고, 고개를 까닥거렸다.
달의 신은 영문도 몰랐고, 그를 가까이 가지 않고 거리를 두었다.
"당신은 누구죠? 여길 어떻게..."
달의 신은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마신인 걸 알면서도 모른척하면서 말을 걸었다.
"본존[本尊]은 달의 신의 행방을 찾고 있었을 뿐. 그대가 있을 줄 몰랐군."
"... 달의 신을 왜 찾는 거죠?"
명월은 마신을 쳐다보았다.
'그는 달의 신의 정보를 전부 알아내서 이곳으로 온 건가?
.... 아니, 아니야. 달의 신의 행방을 찾았어도, 지금의 달의 신을 알지 못해.'
"본존은 달의 힘을 원하기 때문이다."
"힘...?"
그는 차갑고도 냉담하듯이 말한다.
"본존은 달의 힘을 취해서... 본존을 따르는 자들을 위해 삼계를 멸할 것이다."
-!
달의 신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명월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