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의 간병으로 인해 명월은 많이 건강해졌고,
약속대로 검술을 가르쳐주기 위해 자신의 머무는 처소 죽림[竹林]으로 데려갔다.
명월은 종파에 배웠던 초식[招式]을 먼저 소천에게 보여주었고, 그는 유심히 관찰하고 따라 했다.
명월은 소천의 초식을 보면서 생각했다.
'처음이라 미숙할 수가 있지만... 좀 더 연마한다면 단기간 안에 완벽히 구사할 수 있을 거야.'
소천은 멈췄고, 명월은 그에게 다가갔다.
"처음이신데 불구하고... 이 정도 이실 줄 몰랐습니다."
"잘한 것이냐?"
소천은 내심 뿌듯했는지 칭찬받고 싶어 하는 말투였다.
명월은 이에 눈치채자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래도 저처럼 똑같이 하셔야죠. 설마 이대로 만족하시는 건 아니시죠?"
"그럴 리가. 나는 여기서 만족 못하지."
"초식 몇 군대가 틀렸습니다. 이제부터 저를 보고 따라 하시죠."
명월은 먼저 시범을 보이고, 소천은 곧이 대로 따라 했다.
소천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초식을 연마했다.
그리고 보름이 되자, 소천은 초식을 완벽히 습득했다.
명월은 감탄하였고, 손뼉 쳤다.
"초식을 완벽히 익히셨군요. 고생하셨어요."
"아니지. 검술만 알려주고 물러가면 안 되지."
명월은 그 말을 듣고 소천에게 반박했다.
"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시는군요. 당연히 잊지 않았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명월은 집으로 들어가자, 소천은 따라 들어갔다.
"이곳은 제가 머무는 집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수련하기에 적합하기도 하고요."
명월은 탁상에 앉았고, 부적과 먹물, 그리고 붓을 놓았다.
소천은 명월의 맞은편에 앉아서 구경했다.
"부적인가?"
"네. 초식을 익히신 모습을 보고 많이 생각해 봤어요. 부적 또한 다양하지만....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부적 말고, 상대를 묶을 수 있는 방어에 관한 부적을 알려드릴게요."
"왜지? 검을 잃을 경우, 공격할 수 있는 부적이 필요하지 않아?"
명월은 소천을 바라보고 말했다.
"실전에선 반드시 필요한 법이기도 하지만... 검을 잃었어도, 주위에 나뭇가지로 칼날을 만들어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정신력과 힘이 많이 소모되어 추천하고 싶진 않아요."
-.....
"이야기가 많이 벗어났네요. 그럼 방어할 수 있는 부적을 알려드릴게요."
명월은 붓을 들어 부적을 그렸고, 다 그린 부적을 소천에게 보여주었다.
"이 부적은 상대를 포박할 수 있는 부적이에요."
명월은 부적을 소천에게 날렸고, 소천은 밧줄에 묶여버렸다.
"윽!"
명월은 서둘러 밧줄을 없앴고, 소천의 상태를 확인했다.
"괜찮으세요?"
"조일줄 몰랐군. 괜찮아."
명월은 안도의 한숨이 나왔고, 바로 부적을 보여주었다.
"똑같이 그려야 합니다."
"만약... 잘못되면...?"
"그럼 이 집이 흔적 없이 사라질 거예요."
-!
소천은 그 말을 듣고, 부적을 집중하면서 그렸다.
".... 어렵군."
"원래 부적을 똑같이 그리는 건 쉽지 않아요. 저도 몇 번 고생을 해봤고요."
명월은 그리 말하고, 부적에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소천은 새로운 그림을 보고 호기심을 가졌다.
"그 부적은 뭐지?"
명월은 주문을 외우고, 바깥을 날렸다.
그러자, 죽림은 아름답고 흩날리는 꽃잎들과 꽃나무들이 가득 채웠다.
"이건 생전의 기억에 가졌던 추억을... 대상에게 보여주는 신기루 같은 거예요. 마치 진짜인 것처럼."
"... 아름답군."
-....
'소천... 처음부터 마신일까? 문득 그렇게 의문이 들었어.'
명월의 속마음이 소천은 알지 못한다.
"소천... 당신은 무슨 생각하세요?"
"그냥... 너와 이런 풍경을 보는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드는군."
".... 저는 궁금해요. 처음부터 마신이 아니었는지를..."
소천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조금 굳어버렸다.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지?"
"과거엔... 마신이란 존재가 무자비하고 무정하다고 배웠으니까요.
하지만, 달의 신이었던 제가 마신을 만난 이후로 많이 생각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
소천은 침묵했다.
"당신은 기억하고 있다면... 마신 이전은 당신은 누구였나요?"
명월은 이 질문이 위험한 도박과 같다고 생각했다.
소천은 한동안 말이 없었지만, 그는 침묵을 깨고 말한다.
"마신 이전의 나는 모른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 어떤 것도 호기심조차 가지지 않았으니까.
그저... 그릇을 지키는 것뿐..."
"그릇이요? 그게 어떤거죠?"
소천은 종이에 붓으로 그렸다.
명월은 그림을 보고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건.... 사골[邪骨]...!'
소천은 명월의 표정을 보고, 뭐가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는 표정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