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은 꿈을 꾸었다. 온통 암흑이었고, 오직 자신만 보였다.
'뭐지 이 꿈은? 익숙하면서도... 알지를 못하겠군...'
소천은 발걸음을 옮기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데 불구하고 길조차 보이질 않다니..."
그때 소천의 뒤에서 기척이 느껴지자 몸을 돌렸다.
하지만 기척이 느껴졌어도 아무도 없었다.
"잘못 느꼈나?"
"[아니.... 그대는 날 알아보지 못하는 것뿐...]"
-?!
'익숙한 목소리...?! 하지만, 누구지...?'
"[오랜만이군... 어둠의 신[暗神] 암현[暗玄].]"
-!
"날 그렇게 불러준 신은 단 한 명밖에 없지. 빛의 신[光神] 영의[映意]."
빛이 강하게 빛나더니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소천은 빛의 신을 마주 보게 된다.
"아주 오래전에 그대에게 맡긴 사골을... 계속 가지고 있을줄 몰랐군."
"그래... 내 존재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그 날... 당신을 만나게 되었지."
소천은 과거의 회상을 잡았다.
"암현..."
그는 침묵과 동시에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빛의 신은 그를 찾았고, 그에게 사골을 보여주었다.
"꽤나 사악하고, 위험한 물건이군."
"이걸 맡겨줄순 없나?"
"내가 왜 그래야하지...?"
그는 귀찮은 말투였고, 갑작스러운 빛의 신이 나타난 탓에 그는 조금 귀찮아했다.
"사골은 위험하기 때문에 삼계가 위험에 빠트릴순 없으니까."
"고작 그거 하나 때문에 삼계가 위험하다라... 우습지 않나?"
영의는 그에게 말했다.
"위험해. 내가 본 미래는 참혹하고, 잔인하기 짝이 없지... 그래서 너에게 맡기려고."
"그럼 하나만 묻지. 왜 내게 그걸 맡겨야 하는 이유가 있나?"
영의는 그에게 이유를 말한다.
"내겐 자식이 있지. 그 아이가 사골을 지니고 태어났어. 내 남편은 마룡제군이야."
-!
"신의 힘과 마룡의 힘이 섞여 태어난 아기라고?!"
그는 영의의 말을 듣고 경악했다.
"그래... 너는 태초의 어둠이자, 나는 태초의 빛이야. 우린 서로 싸웠고, 그만큼 서로가 잘 알 수밖에 없는 관계지.
나와 마룡제군의 사이에 태어난 아기가.... 태초의 마신이야."
-!
"위험한 생명을 탄생시켰군, 그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가?"
"아니...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힘이 세어 나왔고, 힘이 불안정하지. 그래서 나의 신골과 사골을 바꿔 쳤지.
이 사골을 엄중히 봉인하거나, 보관해야 해. 이 힘을 감출 수 있는 자는 너밖에 없어. 암현."
-.....
"마신으로 태어난 그 아이는.... 대체 어떻게 할 거지?"
"사골과 신골이 바뀌어 그 아이의 운명이 바뀌었어. 그리고 불안전한 상태에 본체와 그림자로 나뉘었지.
그림자에게 본체를 지키고, 올바른 길을 인도하라고 그리 말했으니까.
물론 내가 살아있는 한 그들을 지켜보고, 가르쳐줄 거야. 단지... 힘이 강해질수록 그림자는 커지게 되는지...
그림자가 먼저 성장하고, 나중에 본체가 성장하더군."
암현은 진지하게 듣고, 생각이 잠겼다.
빛의 신인 영의는 그런 암현을 보더니, 자신의 아이와 어둠의 신을 함께하는 미래를 보고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암현은 조용히 미소를 지은 영의를 보고, 의아했다.
"왜 조용히 웃는 거지?"
"아... 나는 본의 아니게 그대의 미래를 봤어. 내 아이가... 모든 역경을 이겨내 그대와 함께하는 미래를 보았지. 후후.."
암현은 조금 불쾌했다.
"미래는 언제든지 바뀌지."
"하지만 미래를 보는 대상이 '신'이라면 정해진 미래이기도 하지."
-....
"그럼 네 아이는.... 이름이 뭐지?"
"본체와 그림자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선의[善意]의 의미를 살아가게 해 둘 거야. 소영과 소야. 그 아이들의 이름이야."
-!
"이제 네가 그 사골의 주인이야. 사골을 품지 않았어도, 그건 마신이라는 증거지. 인간계의 왕으로 치면....
그래 사골은 옥새[玉璽] 같은 중요한 물건이라 치지. 부디 사골을 끝까지 지켜."
"...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뭐지?"
-....
영의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암현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천신[天神]이... 삼계를 위협하는 악신[惡神]이 되어, 세계를 무[無]로 돌리는 자가 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
"내 아이가... 천신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신이기 때문이고, 또한 삼계를 진정한 평화를 안겨줄 유일한 자이기도 하다."
"그런 무겁고 중대한 책임을 지닌 어린 신이란 말인가? 너는 그 아이의 어미가 된 자가 무거운 중책을 맡기는 거지?!"
"나도... 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어. 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어."
영의는 암현의 앞에 눈물을 보였고, 암현은 영의의 진심을 보자 침묵했다.
-....
"만물의 빛은 생명과 같지... 그대는 세계를 사랑한 신이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희생시켜서라도 세계를 지키고자 하는 건가?"
"잔인한 어미일지라도... 나는 빛의 신이기 때문에... 세상의 멸망을 원치 않기 때문이야."
소천은 회상을 마치고, 빛의 신 영의를 바라보았다.
"그대는 오직 나의 만남은 꿈속에서 기억을 떠올린 게 고작일 뿐.... 나를 만나기 전까진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갔을 터..."
"그래서... 일깨우는 것인가? 옛날에 그대의 아이가 본체와 그림자를 나누었다고 했지. 이름이 소영과 소야라고....
달의 신이 소영이란 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소야는?"
"그대는 만난 적이 있다. 신마전쟁 때...."
-?
"신마전쟁 이전엔 투신 아수라를 만난 게 전부였는데.... 설마?!"
영의는 고개를 끄덕했다.
"투신 아수라. 본명은 소야[昭夜]. 아수라를 봉인한 자가 달의 신. 즉 다시 말해...
마신으로 다가가기 위한 준비가 마쳤기 때문이다."
-!
"하나 그 아이는 신골 때문에 마기를 억누른 게 고작이고, 신골의 힘이 약해지자, 신의 힘도 거의 못쓰는 상태였다.
마기를 잘 받는 특이체질....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나?"
소천은 할 말을 잃었다.
'명월이가... 마신이 될 운명....!'
소천은 안타까움을 얼굴에 비쳤고, 가슴이 먹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