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은 명월의 집으로 방문했지만, 명월이 없어 다소 당황했다.
'어딜 간 거지?'
소천은 집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를 샅샅이 살펴보면서 명월이 보이질 않자 소천은 의아했다.
그때 마침 명월이가 집으로 돌아왔고, 소천을 발견한다.
"소천...? 어쩐 일이에요?"
"명월. 넌 어디 갔다 온 거야?"
"스승님을 만나고 온 길인데... 언제부터 기다린 거예요?"
"이틀... 어제는 네가 없어서 그냥 돌아갔지, 오늘은 여기에 온 지 별로 안 됐어."
명월은 소천의 말을 듣고 미안하게 느껴졌다.
"미안해요. 스승님을 만나 뵙고 싶어서 간 건데..."
"... 무슨 일이길래 스승을 만나러 간 거야?"
명월은 소천의 질문을 선뜻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이 맘 때쯤이면... 스승님과 사형들과 함께 놀았는데, 그게 그리웠나 봐요."
'... 그럴싸한 거짓말이군.'
"스승님 하고, 사형들은 모두 나에겐 가족 같은 분들이세요.
스승님은 제겐 아버지 같은 분이시고, 사형들은 좋은 분들이에요."
소천은 명월의 이야기를 듣고, 침묵했다.
"이 금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 먼 과거에서 시작된 인연... 분명 필연[必然]이겠죠?"
"너는 달의 신. 그리고 난 마신.... 서로 상극인 존재이면서 엮이게 된 운명... 얄궅게도 말이지."
소천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명월은 고개를 가로로 저으며 말했다.
"마신이란 존재는 어둠이자, 죽음을 상징하죠. 달은 밤에만 비추는 등불 같은 존재이고요.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통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지도 몰라요."
'서로 멀리할 수 없는 그런 관계....'
"소천... 이번 축제기간이 일주일이나 걸린다고 했는데 첫날은 보냈고, 이틀 동안 종파에 있어서 축제를 보내진 않았어요."
소천은 그 말을 듣고 명월에게 말했다.
"마지막 축제의 날은 화려하지. 기원의 담긴 축제의 날이니까."
"기원...."
"등불에 소원을 적어 하늘을 띄우거나, 또는 무녀가 하늘에게 기원을 담아 춤을 추기도 하지."
'춤....'
"소천... 이전에 내게 말해주었잖아요. 마신은 아수라의 힘을 원했지만, 그건 허울뿐인 거짓말이라고...
그럼 소천은 내게 말해 줄 수 있나요? 마신은 무엇 때문에 달의 신을 만나는 이유를요."
-....
"달의 신을 살리고자 했어. 마신은 달의 신의 운명을 보았기 때문이지."
"달의 신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걸 알고 지키고자 했던 건가요?"
소천은 명월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귓가에 말했다.
"천신은 마신의 힘을 손에 넣기 위해서... 자유를 빼앗긴 달의 신을 죽이기 위해."
-!
"아수라의 봉인한 것도 모자라, 달의 신을 죽이려고 했지. 그자는 오만하고, 사악하기 짝이 없었지."
"그래서... 천신과 그분을 옹호한 자들을 전부 죽인 건가요?"
명월은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과거의 마신은 그들을 전부 죽였지. 하지만 달의 신과 함께 지낸 신들이 있었지. 그들만 살려두었고 임시휴전을 맺었어."
-....
명월은 침묵했고, 조용히 걸어갔다.
"소천... 당신은 마신으로 돌아간다면... 모두를 죽일 건가요?"
"너를 해 [害] 한자만 죽일 거야."
명월은 표정이 어두워지면서 말한다.
"그래도 죽이지 말아 줘요. 누군가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일 수밖에 없다면 더욱이요."
"그건 더욱 용서가 안돼."
-....
명월은 소천에게 다가가서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아직 당신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마음을 품고 사는지 모르는 거예요."
"그것까지 내가 알아야 할까?"
'당신은 진짜 마신이 아닌데도... 무지[無知]한 존재인가요?'
"알아야 해요."
소천은 지그시 명월을 바라보았다.
"그래야만 더 이상 반복되지 않으니까요. 복수는 복수를 낳아서 끝나지 않아요. 마치 전쟁하고 똑같아요."
"그래서... 난 그들을 용서해야 하는 건가?"
"쉽게 용서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때론 자비를 베풀어야 해요."
명월의 얼굴은 슬픈 얼굴이었지만, 태도는 강경했다.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명월은 조심스럽게 손을 잡았다. 그리고 잡은 손은 자신의 얼굴에 갖다 대었다.
소천은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명월을 바라보았다.
한없이 가련한 여인처럼 보였지만, 그녀는 겉모습만 유약[幼藥] 해 보여도, 과거엔 달의 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