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민망한 상황이었던 명월은 그렇게 미양과 함께 방을 청소했다.
"그런데 꽤 열심히 만들었다는 걸 보이네요?"
명월은 부끄러운지 아무말도 못 했다.
"궁금한데... 왜 어린아이의 옷을 만들고 있는 거예요?"
"... 이런 말을 하기가 좀 그런데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미양은 의아했다.
"이유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만들어보고 싶어 져서요."
"아아... 왠지 그 마음 알겠네요. 어린아이가 장난꾸러기지만, 얼마나 유쾌한지 나도 모르게 즐거워지는데요."
명월은 방금까지 긴장된 모습이었지만, 미양의 이야기를 듣고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조금 느슨해졌다.
미양과 명월은 조용히 차를 마시면서 침묵했지만, 미양이 먼저 명월에게 말을 걸었다.
"명월. 소천전하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분은 경국의 왕이 될 자질이 있지 않나요?"
".... 평민 출신으로 살아가신 분이 감히 궁으로 돌아갈 마음이 있으실까요?"
"지금 궁에서 어수선하고, 불안한 조짐이 보이고 있어요."
"그건 저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데요."
"상관있어요."
-?
명월은 의아했다.
"상관있다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소천전하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어요."
-....
'역시 그런 뜻이었나.'
"경국의 백성들은 지금 축제를 즐기고 있지만, 이건 일시적에 불과해요. 경국이 망하면, 백성들은 갈 곳이 없어요."
"그걸 왜 제게 말하시나요. 미양님은 소천전하를 직접 말씀하시면 될 일이 아닌가요?"
"그분은... 제 얘기를 듣지 않으세요. 궁으로 돌아가지 않으시려고 해요."
"그분의 선택을 존중해주지 않은가 보네요. 그럼 저도 할 말이 없고요."
"명월.... 그분은 당신의 한 마디로 인해 많이 변하셨어요."
-....
명월은 침묵했고, 양손은 찻잔에 힘을 주었다.
"저의 한마디로 인해 변하셨다 할지라도... 엄연히 소천전하의 선택이세요."
미양은 설득에 실패하자 조금 좌절했는지 포기했다.
"그렇죠. 명월 당신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전 문득 궁금하네요."
-?
"그게 뭔가요?"
"당신은 소천전하를 사랑하시나요?"
명월은 예상치 못한 질문에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었다.
"왜 그런 말씀하시는 거죠?"
"오해하지 마세요. 설령 그 옆에 제가 머물지라도, 표면상일 뿐이니까요."
"그러니까 왜 그런 말씀하시는 거냐고요."
미양은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설명했다.
"저도 이런 건 내키지 않아요. 하지만 궁에 있는 관료들이 저를 가만히 놔두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물어보는 거예요. 당신은 전하를 사랑하는지...."
-....
명월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신분제도가 문제였고, 소천은 과거엔 마신이었던 자라 섣불리 말할 수가 없었다.
미양은 명월의 태도가 눈에 보였고,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강요하진 않아요. 두 분이 어떤 사이인지 잘 모르죠. 하지만 지금을 생각해 보세요.
지금의 당신은 전하를 사랑하셔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으니까요."
"궁으로 돌아가신다면... 분명 절 황후를 맞이하신다 해도... 힘이 없으셔서 절 지키긴 무리일 듯해요."
"그럼... 증명하면 어떨까요?"
"증명... 말인가요?"
미양은 고개를 끄덕했다.
"경국은 이미 불안해지고 약해졌어요. 그래서 나라는 강하게 키우기 위해선 왕권을 강화하는 것도 맞지만....
왕을 지킬 수 있고, 믿을만한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해요. 명월 당신도 알고 있다시피 궁안은 암투가 끝나지 않아요."
'... 그 말대로 궁안엔 암투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장소. 왕의 목숨도 안전하지 않다는 건 당연하다.'
명월은 찻잔을 바라보고 한참이나 말하지 않았다. 미양은 조바심 내지 않고 대답을 기다렸다.
"섣불리 판단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 명확한 대답을 들려줄 수 없어요."
"... 당신을 이해해요. 저도 당신처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명월은 미양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전하가 왕위를 오르신다면... 저는 황후가 아닌... 전하의 호위[護衛]로 지키려고요."
미양은 명월의 대답이 놀라워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호위라고요? 아니... 왜..."
"저는 전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라도... 저는 그 보답을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