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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 화

붉은 달[赤月]

by z엘룬z 2024. 5. 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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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천은 인적이 없는 곳까지 다다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려온 탓에 숨이 거칠게 쉬었다.

그는 호흡을 가담듬고, 고개를 들어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사람이 있었다.

 

-!

 

'저 옷은... 명월?'

 

소천은 천천히 여인에게 다가가고 이름을 불렀다.

 

"명월...?"

 

여인은 고개를 돌려 소천을 보았다.

 

"... 너로구나? 그런데... 왜....?"

 

명월은 두눈이 깜박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소천은 시선을 아래로 향하자, 명월의 손에 연꽃이 있었다.

 

"그건 뭐지?"

".... 하화등[荷花燈]이에요."

"하화등?"

 

명월은 설명했다.

 

"이 마지막날에 풍등[風燈]을 날린다고 하더군요."

"한데 왜 하화등이지?"

 

명월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명월은 자신이 쥐고 있는 종이에 소원을 적기 시작했다.

소원을 적은 종이는 곱게 접어 가짜 연꽃 안에 작은 양초 아래에 다가 깔아놓았다.

그리고 하화등을 물 위에 띄우며 앞으로 나아갔다.

 

"처음 보는 군."

"하긴 처음이시겠네요. 어렸을 때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祖母]가 알려주신 거예요."

 

소천은 명월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경청했다.

 

"할머니께서 마을에 내려가신 적에 있는데 절 위해 알려주신다고 사온 신게 하화등이에요.

그리고 하화등을 띄우면서 알려주셨어요. 촛불은 언젠가 꺼지게 되지만, 하화등이 계속 물 위에 있다면...

소원은 이루어진다고 하셨어요. 띄우는 동시에 가라앉히면... 소원은 이룰 수 없다고 가르쳐주셨고요."

 

명월은 멀리 가버린 하화등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촛불은 순수함이죠. 소중한 추억이 그 하루날을 기념하는 거라고 하셨고요.

멀리 가는 하화등을 보니까 제가 빈 소원이 오래도록 이루어지겠네요."

"... 무슨 소원을 빌었길래?"

 

명월은 소천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알려줄 수 없지요. 소원은 마음속 깊이 간직하게 적은 거라 일종의 비밀 같은 거니까요."

 

소천은 명월의 미소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왜 그리 빤히 보시나요?"

 

소천은 명월의 모습을 보고 귀에다가 속삭였다.

 

"그리 입고 치장하니, 넋을 나갈 정도로 아름다우니까."

 

-?!

 

명월은 놀라 뒷걸음쳤다.

 

"아.... 그러고 보니 풍등도 풍등이지만... 가장 마지막이 무녀가 남았구나."

"무녀는 무엇인가요?"

 

소천은 명월에게 설명했다.

 

"축제의 마지막엔 항상 무녀가 축복을 내린다고 하지. 주술사가 그 대상을 선택해 무녀가 된다고 하지."

"그 말은 대역이로군요."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전통이니까."

 

명월은 조금 흥미로운지 소천에게 물었다.

 

"그럼 그 무녀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경국의 왕자이시니 알고 계실 거 아니에요?"

 

소천은 피식하더니 명월에게 들려주었다.

 

"어느 한 소녀가 꿈을 통해 달의 신을 만났다고 하더군."

 

명월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조금 굳었지만, 계속 이야기를 들었다.

 

"그 소녀는 달의 신을 대신해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며 말했지. 하지만 달의 신은 천신의 억압으로 인해...

인간계를 지키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다고 소녀에게 말했지. 하지만 소녀는 알고 있는 모양이야."

 

-!

 

'비록 꿈을 통해 알아버린 이상. 여신님을 더 이상 비난을 받게 할 수 없어요.

제가 여신님을 대신해 사람들을 지키게 해 주세요.'

 

명월은 어렴풋이 기억이 떠올린 듯했다.

 

"그래서 달의 신은 그 소녀에게 기원[祈願]이란 힘을 조금 나누어졌고, 그 소녀는 무녀로 되었지.

무녀가 된 소녀는 사람들에게 평안하길 기원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

 

'아이야. 네 이름은 무엇이더냐.'

'저는.... 이름이 없는 천애고아[天涯孤兒]입니다.'

'그렇다면... 내 너를 아리[阿悧]이라 부르겠다. 너 또한 스스로 '리'라 소개하거라.'

 

-....

 

명월의 얼굴은 어둡고 창백하게 보이자, 소천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 과거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소천, 당신은 그 무녀의 이름을 알고 있나요?"

 

소천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백성들의 전해져내려 온 이야기는 그가 알지 못했다.

 

"미안, 나는 잘 몰라. 하지만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빠를 거야.

이건 백성들의 사이에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니까."

 

명월은 아쉬워하는 눈치를 보고, 소천은 명월의 손을 잡고 거리에 나갔다.

 

"무슨..."

"아, 다행히 늦지 않았네."

 

소천은 손가락을 가리켰고, 명월은 가리킨 곳을 보자, 처음 보는 것처럼 표정을 지으며 보았다.

그리고 그 장소가 그녀에게 익숙하듯이 바라보면서 말이다.

 

주술사는 높은 곳에서 계시를 받는 시늉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나뭇잎의 끝에 대상을 가리켰다.

사람들은 주술사가 가리킨 대상을 바라보자, 다름 아닌 명월이었다.

 

"축하해요. 당신은 오늘부터 월량무녀[月亮巫女]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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