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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 화

붉은 달[赤月]

by z엘룬z 2024. 6. 1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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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처럼 은은하게 빛나더니 시간의 신 시혈이 나타났고, 명월은 일어나 시혈을 맞이했다.

명월은 시혈을 마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시혈님. 오랜만에 뵙네요."

"소영. 인간계에 살아있을 줄 몰랐어. 참...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군."

 

명월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시혈에게 물었다.

 

"시혈님. 죄송하지만, 제게 기억이 다 돌아온 건 아니고, 무엇보다 이다음에 일어난 일들도 모릅니다."

 

시혈은 명월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한숨이 나와버렸다.

 

"그래. 그 말이 일리가 있지. 자네는 달의 신으로서 죽고, 이곳 인간계 환생해서 다시 태어난 거나 다름이 없지."

"제가 죽은 뒤로... 신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알고 싶어요."

 

-....

 

"자네가 죽은뒤, 마신은 미래를 본 그대로 이루어졌다네. 예상대로 천신과 그분을 따르는 신들을 전부 죽였지.

나와 안오, 그리고 천의와 류랑이 남았고, 마신은 우리에게 휴전으로 선언했어."

 

-?!

 

"마신이 왜....?"

"자네가 마신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전부 죽이지 않았어.

우리를 살려둔 이유가 아마 그대와 연관되었기 때문이겠지."

 

"... 제가 기억이 다 돌아온게 아니어서 정확하지 않지만, 마신은 저와 연관된 자라면....

천신또한 저와 연관되어 있죠. 오히려... 저를 아껴주는 신들이 있어서 살려둔 거 같아요. 그게 네 분이고요."

 

시혈은 고개를 연신 끄덕했다.

 

"그렇다면 그 말도 맞겠지. 오은... 백오가 나에게 소식을 전해줄 적에 천의도 같이 들었거든."

"천의님은.... 괜찮으신가요? 오은에게 막 들었던 참이어서... 그분이 천신이 되셨다고."

"맞아. 천의는 자네를 잊지 못했어."

 

-?

 

"무슨 말이죠?"

"천의는 그대의 마음을 모르는 거 아니었어. 오히려 천의도 똑같이 자네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군."

 

명월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제 와서 천의님의 마음이 저와 같다고 말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제가 그분을 사랑한 마음이 있다한들... 류랑과 혼인하신 분이 어째서..."

 

시혈은 명월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말했다.

 

"연무신녀가 죄를 고백하게 만들었던 건 그대의 활약했던걸 기억하나? 천의는 그때의 자네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네."

 

-!

 

".... 우습네요. 그럼 왜 제게 처음 오셔서 류랑을 소개하신 건가요? 이미 류랑에게 마음을 주신건 아닌가요?"

"그건 아니야. 내가 알아본 봐... 연무신녀가 교인의 보물을 훔쳐 천의를 치료했다는 거야.

그리고 류랑은 교왕의 외동딸이기도 해. 교왕이 천의에게 책임을 물어 정략혼인을 제안한 거고."

"어찌 되었던 연무신녀가 벌인 일들은 그때 전부 해결된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천의님의 마음을 알았다한들 달라질 건 없어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침묵으로 흘러갔다.

 

"자네는 그럼... 마신을 사랑하게 된 건가?"

".... 시혈님. 혹시 마신에 관한 이야기 얼마나 알고 있나요?"

"마신은 사골을 가지고 태어난 신이라는 걸 알고 있네만.... 그건 왜 물어보는 거지?"

"만약에.... 우리가 알고 있던 마신이 처음부터 마신이 아니었다면... 믿어지나요?"

 

-?!

 

"그게 무슨 말이지?"

"신마전쟁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마신은 애초에 처음부터 마신이 아니라면, 이 전쟁이 일으킨 주범은 누구일까요?"

"자네... 뭔가 알고 말하는 건가? 설마 나에게 따로 말할 게 있는 건가?"

 

명월은 진지한 얼굴로 시혈에게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신은 태초의 어둠이자, 어둠의 신이에요. 빛의 신이 사골을 그에게 맡겼고요."

"! 그럼 진짜 마신은 누구인지 자네는 알고 있는 건가?"

 

명월의 표정은 더욱 어둡고 눈을 질끈 감으면서 대답한다.

 

"태초의 마신.... 그게 저예요."

 

-!!!

 

"그런....!"

"인간계에 그가 있어요. 그에게 들은 거고, 전 진실을 알아버렸죠. 내가.... 내가 마신이었어요."

"그게... 가능한가? 사골을 어떻게 그에게 맡긴 거지?"

"빛의 신.... 저의 어머니라면 가능한 일이었어요. 시혈님도 아실 거예요.

어머니의 예지력이 시혈님의 능력을 능가하다는 것을..."

 

-.....

 

"그럼 영의님이 그런 엄청난 일들을 해오셨다니...!"

"시혈님.... 저는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해야겠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겠어요."

 

명월은 바닥에 무릎을 꿇어 죄인처럼 앉았다.

 

"소영!"

"시혈님... 어머니의 뜻을 알아버린 이상. 여기서 시혈님의 손에 죽을 순 없어요.

어머니의 큰 뜻을 알아버린 제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시혈님만 알아주시길 바랄게요."

"영의님의 뜻? 무슨 말이지?"

 

명월은 자리에 일어났지만, 고개는 땅으로 시선으로 향했다.

 

"마신은 무자비하고 냉혹한 자라고 가르침을 받았어요. 아니 모두가 그렇게 기억하고 있어요.

마신은 죄업을 짊어지는 신... 제가 처음부터 마신의 삶을 살아간다면 아마 무자비하고 지옥으로 변했을 거예요.

어머니의 예지력으로 제 미래를 보셨고, 선의[善意]의 마음으로 품고, 세상을 바라보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어요."

 

-....

 

"그럼 아수라... 아니, 소야는 정체가 뭐지?"

"소야 오라버니는 저의 일부이자, 그림자예요. 이 또한 어머니가 저와 오라버니 둘로 나누신 거예요."

 

시혈은 기가 막혔다.

 

'영의님 대체 무엇을 보셨길래 미래를 바꾸기 위해 큰 희생을 치르신건가?'

"소야를 봉인하고, 자네의 몸속에 있지. 그때.... 다시 전쟁이 일어날 적에 자네는 기억하고 있는가?"

 

명월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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