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과 오은은 다시 한번 소요종을 찾아갔다.
명월은 예전에 스승에게 부탁했던 무기를 받으러 찾아간 것이다.
시교는 명월을 다시 만나자, 그는 명월이가 자신이 찾아온 이유도 알고 있었다.
"명월아. 네가 원하는 건 만들어졌으니 가져가거라."
시교는 두 자루의 검을 명월에게 건네주었다.
"멸혼검과 자혼검이다. 두 검의 성질은 다른데 불구하고 검이 하나가 되어 적을 베어버리면 존재를 지울 수 있단다."
"! 스승님. 혹시?"
"걱정 말거라. 주위에 버린 쓰레기가 많아서 그걸로 시험삼은 것이니..."
명월은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그 검들을 조심히 다뤄야 한다는 건 변함없을 것이다."
명월은 두 개의 검을 품에 안기며 사라지게 했고, 시교에게 고개를 숙였다.
"스승님... 부디 몸조심하시길 바랄게요."
"천신께서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고, 마신도 마찬가지일 거다. 너희 두 사람도 몸조심하거라."
명월은 고개를 끄덕했고, 산에서 내려갔다.
"소영님!"
명월은 뒤를 돌아 막 뛰어내려온 오은을 발견한다.
그리고 오은 뒤에 명영이 나타났다.
"명월...."
-....
"무슨 낯짝으로 날 만나러 온 건가."
"명월.... 네게 할 말이 있어."
"... 마룡제군의 직속부하라는 걸 알았는데 무슨 할 말이 있는 거지?"
"역시... 알았구나."
명월은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질책했다.
"동족을 버리고 날 구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그건 제군... 아니 선제의 뜻이었어."
명영은 억울하듯이 명월에게 설명했다.
"선제께선... 나에게 너를 맡기고 늘 당부한 말씀이 있었지. 네가 동족을 해방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계자라고 말이야."
-....
오은은 그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버렸고, 명월을 바라보았다.
"그게 내 생부가 당부한 말이란 이건가... 동족을.... 이용하라는 이야기란 걸 모르는 건가."
"그게 무슨...! 이 거대한 싸움에선 분명히 너를 위해 병사들을 은밀하게 숨겨왔어! 너의 아군이자 지원군이란 말이다!"
명월은 그 말을 듣고 분노하며 명영을 멱살 잡으며 내던졌다.
"크윽!"
"자랑이구나. 내가 진정 후계자였어도, 이 유언 또한 들었어도 곧이 대로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는 건가? 참으로... 어리석군."
그 말 한마디가 살기를 담았고, 오은은 난생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소영님...."
명월은 진정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명영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유언일지라도.... 내 선택을 안중에도 없으면서 그걸 이행하는 너를 용서하지 않아."
명월은 몸을 돌리면서 걸어갔다.
"오은. 가자. 저런 녀석을 상대할 가치도 없으니까."
오은은 명영을 힐끗 쳐다보고 바로 명월을 뒤따라갔다.
오은은 명월을 뒤따라가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소영님... 명영... 저분을 용서하지 않으실 건가요?"
".... 오은. 나는 너에게 이야기를 들러주었어. 명영 그 자가 너무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 난 소중한 것을 잃었지."
"아... 그 노부부 말씀이시군요."
명월은 걸음이 멈추고 오은도 멈췄다.
"그 자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지. 용제가 되기 위해선 연을 끊어야 한다고...
하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나는 마도에 빠질 뻔했어."
-!
"그러니 용서가 더더욱 안되는 거야. 마기를 잘 받는 체질... 실제적으론 그건 말이 안 돼.
너도 알잖니. 내 정체가 무엇인지를...."
"소영님...."
오은은 잘 알기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오은... 내가 누구인지 안 이상. 세계를 더 이상 위험을 빠트리게 할 순 없어.
그래서 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세계를 구하고 싶은 거야. 과거... 내가 못했던 것을 해결할 기회를 말이야."
"무능한 신으로 남겨져.... 그게 한 [恨]이 되셨군요."
"... 그래."
명월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오은은 까마귀로 변하며, 명월의 집 근처에 쉬고 있었다.
명월은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적었다.
그리고 그림은 상자에 넣었고, 일기와 함께 구석에 놔두었다.
오은은 명월의 행동을 보고, 의아했다.
'왜... 저렇게 열심히 일기와 그림을 남기시는 거지?'
명월은 일기와 상자를 놔둔 위치를 바라보면서 곱씹었다.
'미래에 내가.... 아무것도 기억 못 할지도 몰라. 언젠가 다시 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볼 수 있게 준비하는 거야.
그리고... 소천... 언젠가 이 집을 방문하며 내가 남긴 일기와 그림을 보게 되겠지.'
-...
명월은 슬픈 표정을 지었지만, 애써 침착하고 무시했다.
오은은 그런 명월의 얼굴을 보고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