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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 화

붉은 달[赤月]

by z엘룬z 2024. 11. 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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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월은 경국으로 들어갔고, 오은은 까마귀의 모습으로 바꾸며 명월을 주시했다.

명월은 호위무사로서 왕에게 예를 갖추었다.

 

"소인 폐하께 인사드립니다."

"이제 그런 인사는 필요가 없어."

 

명월은 자세를 풀었고, 눈으로 주위와 공기를 느꼈다.

 

"... 폐하."

 

소천은 자리에 일어났고, 대신들에게 공표했다.

 

"성국의 왕과 그 나라는 무너졌다. 이제 성국에 살아왔던 난민들을 전부 수용할 것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감히 과인에게 황후가 필요하다고 열심히 설명했지.

그러니 그대들에게 알려주겠다. 황후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

 

대신들은 하나같이 당황했고, 웅성거렸다.

명월은 때가 아니란 걸 알지만, 그렇기엔 그녀의 시간은 거의 없었다.

 

"과인이 이 옥좌[玉座]에 앉기 전... 이미 바깥에 혼례를 치렀다."

 

대신들은 그 말을 듣고 경악을 했다.

 

"하면...! 황후마마는 어디에 계신 겁니까?!"

"스스로 황후가 되지 않겠다고 말한 자였다. 그러니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 혼인이었다."

 

명월은 소천을 똑바로 보면서 묵묵히 있었다.

 

"이제 공식적으로 알려주지. 과인의 정비[正妃]. 바로 명월이다."

 

-?!

 

"이... 이게 대체..."

 

하나같이 혼란해지고 소란스러워졌다.

무유는 "정숙하시오!"라고 외치자 그제야 잠잠해졌다.

 

"명월은 과인에겐 유일한 황후이자, 그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유일한 여인이다."

".... 폐하. 아뢰옵기 망극하오나, 그녀의 신분은 불분명한데 어찌...."

"그래. 명월은 그걸 염려했고, 그대들에게 납득할 만한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했었지."

 

소천은 표정이 어둡고 그들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명월은 충분히 그대들에게 명분을 주었다. 호위무사로서 실력과 지혜를 보여주었지."

 

-!

 

대신들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명분은 충분히 주었기에 그들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명월은 침묵을 깨고 대신들에게 말했다.

 

"대신들께 묻겠습니다. 대신들께선 왕을 섬기는 분이 아니십니까?

헌데...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고, 노예[奴隸]를 함부로 대한 걸 백성들이 입방아 오르고 있는데... 이에 할 말 있으십니까?"

 

"증좌[證左]가 있는가!"

 

명월은 손짓을 하자 얼굴이 상하고 옷도 심히 더러운 여인들이 나타나자 대신들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안색을 보니... 이들이 누군지 잘 알고 있는 거 같군요."

 

명월은 소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폐하. 소인... 아니 신첩[臣妾] 황후로 오르기 전에... 썩은 뿌리를 잘라내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 이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신들에게 처벌을 내리면 저 노예들을 어찌할 생각이지?"

".... 이들은 주인[主人]을 잃어 갈 곳을 잃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명월은 노예들에게 다가가 노예 한 명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으며 말했다.

 

"이들을 제가 거둘 것입니다."

".... 마마."

 

노예들은 눈물을 흘렸고, 명월은 개의치 않으며 눈물을 흘리는 노예에게 눈물을 닦아주었다.

 

"너희 모두를 내가 거둬주마. 수많은 누명과 모욕.... 그 모든 일들을 모두 보상해주지 못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곁에 머물거라. 너희들은 이제 나의 첫 번째 신하이니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명월은 소천을 바라보았고, 소천은 그런 명월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왕을 능멸[凌蔑]했으니...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대신들의 노예들은 황후가 직접 거두웠으니...

그대들이 지킬만한 게 없군. 무유."

"예."

 

"저들의 재산을 몰수[沒收]하고, 직위도 박탈할 것이다."

"폐, 폐하!"

"과인에겐."

 

소천의 싸늘한 시선이 대신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충신이자, 과인에 대한 신뢰를 줘야 했다. 왕을 능멸한 것도 모자라,

그대들의 직위[職位]로 이용해 노예를 심한 벌과 모욕을 줬지. 이에 할 말이 있는가?"

 

대신들 중 한 명이 빠르게 소천의 앞에 납작 엎드리면서 빌었다.

 

"폐하! 소신은 이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나이다!"

 

소천은 피식하더니 그를 싸늘하게 말했다.

 

"관계가 없더라... 과인이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하는가? 무유."

 

무유는 한치 망설임 없이 그에게 목을 베었고, 대전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되어버렸다.

명월은 이에 목격하자 그녀의 눈동자가 잠깐 붉게 물들이자 다시 원래의 색이 돌아왔다.

 

-....

 

명월은 고개를 숙이고 눈에 손으로 가렸다.

 

'방금... 느껴졌어. 탐욕으로 물들인 자가 죽음의 최후를 맞이할 때... 마기가 나타난다는 걸...'

 

명월은 표정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이대론 위험해...'

 

명월은 노예들에게 먼저 도망치라고 말했고, 명월은 그 사이에 대신들의 목을 벤 장면을 목격하자 표정이 일그러졌다.

소천은 잠깐 명월의 표정을 보고 뒤늦게 깨달았다.

마기는 이미 명월에게 뒤엉켰고, 명월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윽!"

 

명월은 고통스러웠고,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소천은 바로 명월에게 다가갔고, 마기를 거두려고 애쓰지만, 소용이 없었다.

 

".... 소천."

 

그녀는 힘겹게 소천을 불렀다.

 

"당신은..."

 

명월은 소천의 귀에 한 마디 남기다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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