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의 주인이라 불려 왔던 화신이다.
그대에게 다른 힘이 느껴지는건 내가 느낄 수 있는 힘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
-!
"본좌에게 어떤 불의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인가?"
"[그대의 주위의 기운들을 살펴본봐... 선홍빛과 은은하게 빛나는 달빛이 어우러진 힘이 느껴진다네.]"
불의 신은 명월을 바라보면서 궁금했다
"[그대는 마신이면서 냉정하고 무지하는 모습으로 유지하나, 마음가짐은 다른가 보군.]"
그러자 불의 신은 손가락으로 명월의 미간을 살짝 대면서 그녀의 기억을 잠시 엿보았다.
명월은 태초의 마신때의 기억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을 전부 엿본 불의 신은 감탄했다.
"[그렇군. 그대가 살아온 흔적들을 잠시 엿보았는데... 그 힘이 여태껏 가지고 있었다는 게 놀랍군.]"
명월은 그에게 물었다.
"그럼... 그대가 말한 불의 힘. 본좌가 계속 가지고 있는 그 힘의 정체는 무엇이지?"
"[자네는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고자 마신으로 돌아갔고, 그리고 스스로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군.
기묘하지만, 내 알려주지. 불의 색은 저마다 다르지. 자네가 가지고 있는 불의 색 그건 자비의 불이라 부르지.]"
-!
"[그래. 자비의 불.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단 한 사람을 위해 헌신과 사랑을 품은 그대가 어울리는 불이군.]"
불의 신은 자비의 불이라 말하며 불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사람의 감정과 괴로움을 겪어도 본질을 흔들리지 않는 마음. 그것이 유리화[琉璃火]다.]"
'유리화?!'
"[왜 이름이 유리화인지 아는가. 유리는 몇 번이든 깨지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그래 고난과 시련을 겪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마음. 그것은 사랑이란 형태와 비슷하지.]"
"... 사랑."
명월은 침묵했고,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사랑...'
-....
"[그대가 유리화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신이군, 이런 건 처음이로군. 유일무이한 신이라...]"
명월은 유리화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신이란 걸 깨달았고,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망자이자 화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채...
"유리화라는 걸 알려줘서 고맙군. 해서 본좌를 도울 생각은 없는 건가."
화신과 망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화신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대를 돕겠네. 알다시피 신이든 요족이든 인간이든... 모두 천신을 원망과 복수를 꿈꾸었으니 말이세.]"
"그렇다면 본좌의 몸으로 들어와 때를 기다려라. 본좌는 스스로 천신이 이 몸으로 차지하게 내버려 둘 것이고, 그때 그대들이 복수하면 될 것이다."
-?!
"[너 제정신으로 말하는 것인가? 아예 죽을 작정으로 계획하는 것이냐!]"
"본좌의 목적은 마신의 존재와 천신의 의지를 없애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본좌는 태초의 마신으로 태어난 이상...
결코 본좌는 함께하고자 하는 이를 곁에 둘 수 없으니. 해서 이런 무모한 일들을 벌이는 것이다."
화신은 어처구니없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태초의 마신으로 태어난 여인이기에 감히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화신은 스스로 운명을 받아들이며 삼계를 지키기 위해 희생을 택한 명월에게 경의를 표했다.
화신은 모두를 이끌어 명월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명월은 입가에 피가 새어 나왔어도 고통스럽지 않았다.
명월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고, 생각에 잠겼다.
'이제... 모든 죄를 끌어안았다. 나의 죄와 모두의 원한을 전부 받아들였다. 이 생에 나는 마신의 삶을 끝내겠다.'
-....
명월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다.
'소천... 나는 인간의 삶을 살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아... 그저... 지금은 함께할 수 없어.'
명월은 모든 준비가 마쳤고, 남은 시간에 조용히 소천에게 향했다.
소천의 얼굴은 그늘지고 어두운 표정이었다.
명월은 법력으로 그를 잠시 잠재우고 꿈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남겨두었다.
'나의 소망... 나의 마음 모든 것들을.... 꿈속을 통해 알아내길...'